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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세계사> 서문 본문
옥스퍼드 세계사 서문 요약
이 책은 세계 전체를 최대한 객관적인 견지에서 조망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폴 세잔의 그림이 다양한 시각에서 본 대상을 그려낸 것처럼, 과거도 한 가지 시각으로는 실상을 드러낼 수 없다. 전체의 파악을 위해서 부분들을 파악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의 전체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붙잡아야 한다. 그러나 과거는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최선의 방법은 과거에 맥락을 더하는 것이다.
인간의 한 가지 특징은 변화무쌍한 문화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주제는 그 다양성이다. 인간의 문화는 불안정하다. 다른 어떤 종보다 다양하게 일어나며 끊임없는 변화를 기록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문화의 변화를 다섯 가지 경로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첫째 이야기는 발산과 수렴이다. 대개 수렴보다 우세한 발산은 문화가 흩어지고 갈라져 지구상 거주 가능한 모든 환경을 빠짐없이 채운 과정을 나타낸다. 수렵 채집에서 농경 문화로 발산하며 문화적 변화는 가속화되었다. 또 환경 요소들의 역학에 대한 적응도 문화적 변화를 가속화했다. 그러면서 수렴이라 부를 수 있는 추세들도 나타났다. 문화들은 수렴을 통해 교분을 쌓고 교환하며 서로를 닮아갔다. 문화들은 서로를 만나고 주고 받았다.
수렴과 발산은 상호 보완적이다. 역사 속에서 발산이 수렴을 앞질러 문화는 갈수록 다양해졌다. 그러나 지난 500년간 수렴이 갈수록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지구화로 인해 서구의 예술과 정치, 경제 양식이 퍼지며 그것으로 수렴했다. 그러나 그 아래 여전히 발산은 생겨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성장이다. 인류가 적극 참여한 세 가지 대혁명은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늘려주었다.
첫째는 농업혁명이다. 수렵, 채집에서 농작으로 전환한 이 혁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한 과정으로 인간이 다른 종과 불가분의 관계를 확립하게 되었다.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력으로 생겨난 혁명은 아니지만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낸 보수적인 혁명이다. 이것으로 음식 공급이 보장되었다.
둘째는 생태혁명이다. 장거리 항해가 정기적으로 시작되며 음식의 다양성을 늘리려는 의식적 노력의 결과 각기 다른 대륙들에서 분기해온 생활형들이 교환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질병 환경이 악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양한 주식을 구할 수 있게 되고 미개척 토지를 식민화하거나 기존 농지 생산성을 끌어 올려 식량생산을 늘려서 에너지 공급량을 엄청나게 늘렸다.
셋째는 산업혁명이다. 화석 연료와 증기력이 사용되어 동력이 기하급수로 증대되었다. 이것은 사람들의 역량의 강화를 이뤄냈지만 강화된 역량은 파괴적 목표에 사용되며 양면적 결과가 초래되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인간과 나머지 자연의 관계이다. 인간의 영향에 반응해 자연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기후 변화, 지진과 질병 발생 등이 그 예이다. 인간의 문명은 목표에 맞춰 환경을 변경한다. 그러한 면에서 환경의 역사는 인간의 개발을 심화해온 가속적 변화의 연대기이다. 인간의 성장으로 생태계는 인간의 지배를 받고 인간은 환경에 개입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제한된 먹거리는 사회에 의해, 정치체들에 의해 관리되었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지만 동시에 문제를 발생시켜 값비싼 해결책을 요구한다. 우리는 기술에 점점 더 의존한다.
네 번째 이야기는 문화의 제약이다. 문화적 제약은 모든 문화적 경계를 넘어서고 변하지 않는 듯한 인간 본성의 고정성과 보편성이라는 형태로 다른 모든 이야기의 불변하는 배경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 전체를 포괄하기에 이르는 인간성, 표면 이면의 공통된 인간성을 보도록 유도하려는 노력은 기나긴 악전고투였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처럼 보여도 도덕적으로 정체된 상태이다. 기술이 발전하지만 악함과 어리석음은 커진다.
마지막은 주도권의 이동이다. 변화를 주도하는 곳들의 분포는 세계의 권력 및 부의 분포와 대략 일치한다. 서남아시아와 지중해에서 중국으로, 또 인도와 중국에서 19세기와 20세기에는 서구로 패권이 이동한다. 세계는 주도권이 한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문화들 사이에서 여러 방향으로 이동한다. 서구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독재정들은 대부분 몰락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부의 격차를 늘렸고 불안정은 가속화되었다. 어쩌면 훗날 돌아보면 지금이 서구 패권의 절정이자 종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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